프롤로그- 마음의 평화를 찾는 여정
우리 삶에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늘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잃고,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이 몸과 마음에 쌓여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죠.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려 해도 입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통(疏通)이 꼭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몸은 때로 따뜻한 온기, 다정한 접촉(接觸)을 통해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위로와 지지를 받고 스트레스를 풀어내기도 합니다.
터칭(Touching)이라는 단어는 ‘감동적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대 간 교감을 넘은 감동,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갈등을 해결하고 공존하자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진 이름이다.
오늘은 '터칭', 즉 몸의 다정한 접촉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과 몸이 진정으로 원하는 대화법이 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놀라운 방식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려 합니다.
이민준 씨의 사례- 소통의 벽을 넘는 온기
이민준 씨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진 과중한 업무와 끝이 보이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매일 야근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와도 머릿속은 온통 일 생각뿐이었죠. 자연히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말수도 부쩍 줄었습니다.
아내 현주 씨는 남편의 상태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힘들지? 괜찮아?", "내가 뭘 도와줄까?" 라며 여러 번 말을 걸고 위로했지만, 민준 씨는 "괜찮아", "피곤해서 그래"라는 말만 반복하며 오히려 현주 씨와의 대화(對話)마저 피하는 듯했습니다.
현주 씨는 어떻게 해야 남편의 얼어붙은 마음에 닿을 수 있을지 답답함을 느꼈지만, 남편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의 곁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민준 씨가 소파에 깊숙이 파묻혀 앉아 깊은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본 현주 씨는 더 이상 말로 설득(說得)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다가가 그의 옆에 조용히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하지만 따뜻한 진심을 담아 민준 씨의 한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감싸 잡았습니다.
민준 씨는 처음에는 예상치 못한 접촉에 움찔하는 듯했지만, 현주 씨의 따뜻하고 변함없는 손의 온기가 자신의 손을 통해 온몸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현주 씨는 그저 말없이 민준 씨의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그의 손등에 살짝 뺨을 대기도 했습니다.
몇 분간 이어진 고요한 침묵(沈默) 속에서, 민준 씨는 아내의 따뜻한 터칭을 통해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위로와 깊은 지지를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했습니다.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 것을 스스로 느끼며, 눈가가 촉촉해졌고, 결국 현주 씨의 어깨에 기대어 한참을 그렇게 있었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길고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 어떤 말보다 더 진심이 담긴 소통을 나누었고, 민준 씨는 그 작은 터칭 하나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힘듦이 고스란히 이해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민준 씨는 현주 씨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사례 심리 분석- 터칭의 치유적 힘
민준 씨 사례에서 보듯, 터칭은 단순한 신체 접촉을 넘어선 강력한 치유(治癒)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끼면 우리의 몸은 방어적인 상태가 되고, 심리적으로도 타인과의 거리를 두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사랑하는 사람이나 신뢰하는 사람의 따뜻한 터칭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즉각적으로 부여하며, 뇌(腦)에서 '사랑 호르몬' 또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oxytocin) 분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낮추고, 심리적 안정감과 타인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상황 속에서, 터칭은 '나는 네 곁에 있어', '괜찮아', '네 마음을 알아'라는 강력한 비언어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깊은 위로(慰勞)와 연결감을 선사합니다. 이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소통(疏通)으로 나아가는 다리가 되어 줍니다.
실천 방법 5가지 팁 -일상 속 터칭 실천하기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터칭의 치유적인 힘을 어떻게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요? 상대방의 동의와 상황을 살피는 것을 전제로, 다음 5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세요.
1) 따뜻한 손잡기
힘들어하는 배우자나 연인, 자녀, 혹은 가까운 친구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세요. 손을 잡는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어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2) 부드러운 어깨나 등을 토닥이기
지치거나 낙담해 보이는 사람에게 '수고했어!', '괜찮아!', '힘내!'라는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담아 어깨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 주는 것은 말 이상의 큰 힘을 전달합니다.
3) 진심을 담은 포옹
사랑하는 사람과의 포옹은 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진심을 담아 서로를 안아주는 것은 강력한 유대감과 안정감을 형성하며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감소시킵니다.
4) 가까이 앉아 온기 나누기
특별한 대화가 없더라도, 힘들어하는 사람의 옆에 그저 가까이 앉아 그의 어깨나 팔에 살짝 기대는 것만으로도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큰 위로와 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소통입니다.
5) 자연스러운 팔짱 또는 팔 감싸기
함께 길을 걷거나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거나 상대방의 팔을 감싸주는 것은 친밀감과 유대감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관계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줍니다.
에필로그 -함께 느끼는 행복
우리의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가장 복잡한 문제 앞에서 가장 필요한 대화는 말이 아닌, 그저 따뜻한 손길, 진심 어린 포옹, 든든한 토닥임일 수 있습니다.
몸이 원하는 대화법, 터칭을 통해 우리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서로의 마음에 더 깊이 닿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친구에게, 혹은 가족에게 오늘 작은 터칭으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행동 하나가 상대방에게는 상상 이상의 위로(慰勞)와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함께하고 있다.'는 깊은 연결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몸이 원하는 진심의 대화, 터칭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랍니다.